현대자동차와 기아는 2024년 3월, 전기차 핵심 부품인 ICCU 결함과 관련해 약 17만 대 규모의 리콜을 시행했습니다. 그러나 리콜 이후에도 동일한 문제가 반복 발생하며, 주행 중 전원이 차단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12월 이후 기온이 낮아지면서 고장 빈도가 증가했고, 일부 차주들은 시동 후 3~5분 만에 차량이 멈추는 상황을 겪었습니다. 해당 결함은 현대자동차기아의 주력 전기차에서 공통적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안전성과 보증 범위를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ICCU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리콜 이후에도 반복된 전원 차단 증상

2025년 12월 초, 기아 EV6를 운행하던 한 차주는 시동 후 약 3분 만에 계기판 경고등이 점등되고 차량 출력이 급격히 저하되는 상황을 겪었습니다. 진단 결과 통합충전제어장치(ICCU)가 손상되며 고전압 배터리 사용이 차단됐고, 12V 보조 배터리는 약 3분 만에 방전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와 유사한 사례는 개인 경험에 그치지 않습니다. 현대·기아 전기차 차주 커뮤니티에는 최근 1년간 ICCU 관련 고장 제보가 300건 이상 등록됐으며, 아이오닉 5아이오닉 6 등 차종을 가리지 않고 증상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특히 리콜을 이미 받은 차량에서도 동일 고장이 재발한 사례가 확인되면서, 기존 조치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고속 주행 중 정지 가능성…안전 리스크 확대

ICCU는 전기차의 고전압 배터리와 12V 보조 배터리를 연결해 충전과 전력 분배를 담당하는 핵심 장치입니다. 해당 부품에 문제가 발생하면 고전압 시스템이 차단되고, 차량은 보조 배터리 전력만으로 최소 기능을 유지하게 됩니다.

차주들의 공통된 증언에 따르면, 주행 중 ‘퍽’ 하는 소음과 함께 “전기차 시스템을 점검하십시오”라는 경고 메시지가 표시된 뒤 출력이 급감합니다. 이 상태가 수 분 이상 지속되면 차량은 완전히 정지하게 됩니다. 고속도로 또는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에서 발생할 경우, 추돌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심각한 안전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수리비 220만 원…보증 확대에도 사각지대

문제가 확산되자 현대차그룹은 ICCU 보증 기간을 기존 10년·16만 km에서 15년·40만 km로 연장했습니다. 그러나 이 조치는 2024년 3월 이전 생산된 일부 차량에만 적용돼, 모든 차주가 동일한 보호를 받지는 못합니다.

보증이 종료된 차량에서 ICCU 고장이 발생할 경우, 차주는 약 220만 원에 달하는 수리비를 전액 부담해야 합니다. 해당 결함은 제조사 품질 문제로 분류돼 보험 처리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EV6 ICCU 불량과 관련해 현장 조사를 진행했으며, 원인 분석과 추가 조치 여부를 검토 중입니다.

소프트웨어로 충분할까…제조사 공식 입장

현대차 측은 “다양한 사용 환경과 조건에 대한 고려가 충분하지 못했다”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추가적인 문제 발생을 방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자동차 업계에서는 하드웨어 설계와 내구성 문제가 병존할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관계자는 “전기차 핵심 부품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추가 검증과 보완이 필요하다”며,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리콜이나 기술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